뿌리재단의 가치와 제주4.3 평화기행
성상희
생명평화아시아 이사
관악뿌리재단 회원
해마다 4월 3일은 한국인들에게, 특히 제주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날이다. 제주4.3사건은 친일민족반역자들이 청산되지 않고 미군정의 비호 아래 실질적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1947년 제주 각 지역에서 진행된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의 발포로 몇 사람이 살해된 사건에 분노하여 경찰공무원까지 포함한 제주도의 민과 관이 폭정에 항의하여 들고 일어난 총파업, 1948년 남로당 제주도 위원회의 무장 봉기, 이어진 군과 경찰 그리고 민간 폭력조직인 서북청년회의 탄압과 대규모 살상행위, 많은 제주도민들의 한라산 피난, 잔혹한 학살로 이어지고 비극으로 끝이 났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제주 4.3사건, 4.3사태, 4.3 제주민중항쟁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제주4.3 민중항쟁은 1948년 3.1절 행사에서 살상행위, 3월 10일의 총파업 실행으로 시작되어 1948년 4월 3일 한라산 봉화로 타오른 무장저항으로 민중항쟁으로 나아갔고, 수많은 제주도민의 희생으로 끝이 났다. 당시 제주도 인구 약 28만명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2만5천 내지 3만명의 희생자를 낳았다고 추정되는 대학살, 제노사이드(Genocide)였다.
78주기 제주4.3항쟁 기념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사단법인 생명평화아시아가 전국에 걸쳐 제주4.3 생명평화기행단을 모집하였고, 인연이 닿아서 배문호 전 이사장과 관악뿌리재단의 회원들 3인이 기행에 참여하였다.
4월 2일 목요일 제주공항 도착으로 시작된 평화기행은 그날 저녁 제주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전야제 행사, 3일 제주 평화운동의 상징인 강정마을의 성프란치스코 강정평화센터에서 진행된 평화센터 지킴이 김성환 신부의 강정평화운동 역사 강연, 좋은세상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실천적 사회학자 김동춘 교수의 “제주4.3과 국가폭력”이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이어졌다. 오후에는 4.3평화공원 위령탑 참배와 기념관 전시물 관람으로 4.3의 역사를 함께 공부하고 느끼는 자리가 있었고, 저녁에는 제주제2공항 저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제주가치” 대표 박찬식님이 “제주 제2공항 저지 운동의 역사와 현재”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4일 토요일은 송악산 일대를 중심으로 알뜨르비행장 등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전쟁의 역사 유적, 4.3항쟁의 비극이 서린 학살현장과 백조일손(百祖一孫) 기념관을 돌아보는 평화기행이 이어졌다. 저녁에는 강정평화운동의 활동가들의 공동체 삶의 현장인 “할망물 식당”에서 기행단 참가자들과 제주녹색당 사람들이 저녁밥과 술한잔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제주4.3 생명평화기행에 관악뿌리재단이 함께 한 것은 뜻깊은 일이었다. “뿌리”는 모든 식물들의 생명의 바탕이고, 비유적 표현으로는 인간과 동물까지 포함하여 그 생명의 시초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래서 뿌리재단의 “뿌리”와 생명평화아시아의 “생명”은 같은 실체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생명에서 생태와 평화의 가치가 나온다. 제주4.3평화기행은 생명과 평화의 가치에 함께 하는 여러 인연들이 모인 뜻깊은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