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가치는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것
민경자
(관악뿌리재단 고문, 前 관악주민연대 이사장)
안녕하세요. 저는 국제가톨릭형제회(AFI) 소속의 민경자입니다.
저는 1989년 봉천3동에 ‘꽃망울 글방’ 방과 후 공부방을 열어 2000년까지 그곳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 철거로 봉천 10동으로 공부방이 이전했습니다. 처음 봉천동에 들어왔을 때는 언덕을 따라 작고 나지막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정겨운 마을 문화였습니다. 골목길을 따라 가끔 산동네를 걸어서 돌아다니곤 했지요. 길을 가다가 골목마다 마주치는 주민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 시절 골목마다 다니며 만났던 주민들의 얼굴이 아직도 그림처럼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주거 조건이 열악했던 우리 마을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일어났는데, 특히 건강에 대한 것이나 강제 철거에 따른 불안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특히 철거 문제는 아주 난감하고 정치적 배경이 있었기에 대단히 연대의 힘과 공동 투쟁이 필요했습니다. 마을에서 여러 가지 이슈로 활동하던 단체와 활동가들 그리고 주민들이 같이 연대하여 투쟁의 대열에 나섰던 그때의 기억도 생생합니다.
이런 연대 투쟁의 힘이 바로 뿌리 재단과 같은 결실로 오늘날 이어져 온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의료보건 혜택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임대 주택 정책 같은 것은 완전한 복지 혜택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투쟁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거리에서 치열하게 투쟁했던 길 위의 활동들이 또렷한 영상으로 기억이 납니다. 돌아보면 종교와 단체 입장을 초월해 함께 연대했던 일들이 힘들기도 했지만, 대단히 아름다운 일이었습니다. 그때 함께 했던 단체와 활동가들 그리고 주민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하면 그때엔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도 컸지만, 연대의 힘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합니다. 그때 함께 했던 활동가들과 단체들과 묵묵히 참가하셨던 주민들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특히 관악주민연대를 중심으로 모아져 연대활동으로 함께 결과를 일구어낸 모든 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관악뿌리재단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인간적인 가치는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지요. 특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 관한 관심을 두고 실천하는 일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어려운 조건이라도 같이 힘을 내어 꾸준히 노력해 나간다면 더 나은 삶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뿌리 재단이 바로 이런 실천의 중심에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활기찬 활동을 기대하면서 마음을 다해 축복을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