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바람, 함께 만드는 변화
최성숙
(신림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나뭇가지를 흔들고,
물결을 일렁이게 하며, 이마의 땀을 식혀줍니다.
우리 가까이에도 그런 바람이 늘 있습니다.
오랜 세월, 이웃의 곁을 지키며 삶의 무게를 나누어 든 손길들입니다.
관악구는 복지 수요는 넘치고, 공공 자원은 늘 부족했습니다.
그 빈틈을 메운 건 민간복지단체와 주민활동가들이었고,
그들의 손길이 마을의 자치와 복지력을 키워왔습니다.
제도와 서비스가 확대되어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생깁니다.
그 곁에서 울타리가 되어주는건 언제나 사람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묵묵히, 그러나 분명히 마을을 움직이는 힘이었지요.
난곡의 신림복지관에서 33년째 주민들과 함께하면서 확인하는건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의 관심, 함께하려는 마음, 불편함을 마다하지 않는 용기가 모일 때
비로소 세상은 조금씩 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요즘은 공공과 민간, 수요자와 공급자, 전문가와 봉사자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경계를 넘어 손을 맞잡고 이웃의 안녕과 마을의 변화를 키워내는 공익활동가들!!
이들이 서로를 지탱하며 희망의 싹을 키울 수 있도록
햇살과 바람이 되어주는 관악뿌리재단이 있어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오늘도 그 바람이 당신의 하루에도 스며들어,
마음 한켠이 한결 가벼워지고,
다시 누군가에게 바람이 되어 줄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